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나는 좋은 부모일까?’
아이에게 화를 내고 나면 미안하고, 다른 집 아이가 무언가를 잘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 아이에게 부족한 것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아이와 충분히 놀아주지 못한 날에는 죄책감이 생기고, 건강한 음식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한 날에는 괜히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책을 많이 읽어줘야 할 것 같고, 다양한 경험도 시켜줘야 할 것 같고, 아이의 이야기도 충분히 들어줘야 할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 사용도 적절하게 관리해야 하고, 아이가 잘못했을 때는 감정적으로 혼내지 않으면서 올바르게 훈육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을 잘해내면 정말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좋은 부모가 되려고 노력할수록 육아가 더 힘들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문제는 부모가 아이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아이에게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좋은 부모라면 이래야 한다’는 기준이 높아지면서 평범한 실수조차 실패처럼 느껴지고, 하루의 작은 부족함까지 부모의 능력으로 평가하게 됩니다.
육아에서 중요한 것은 완벽함이 아닙니다.
오늘은 '좋은 부모'가 되려고 할수록 육아가 힘들어지는 이유에 대해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좋은 부모’의 기준을 너무 높게 잡으면 매일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다는 마음 자체는 매우 자연스럽습니다.
문제는 ‘좋은 부모’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입니다.
아침에는 건강한 식사를 준비하고, 아이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고, 틈틈이 책도 읽어주고, 함께 놀아주고, 감정을 존중해주고, 적절하게 훈육하고, 스마트폰 사용도 관리해야 합니다.
여기에 학습이나 체험활동까지 챙기려고 하면 부모의 하루는 쉴 틈이 없어집니다.
특히 요즘은 육아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이나 SNS를 조금만 찾아봐도 아이의 발달에 좋다는 놀이, 연령별 교육법, 대화법, 식단, 독서법 등 수많은 정보가 나옵니다.
정보가 많아지는 것은 분명 장점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부모에게 새로운 부담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다른 부모가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체험활동을 하고, 직접 만든 건강한 간식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은 마음이 생깁니다.
그러다 보면 평범한 하루가 갑자기 부족하게 느껴집니다.
오늘 아이와 제대로 놀아주지 못했다면
‘나는 아이에게 관심이 부족한 부모인가?’
아이에게 짜증을 냈다면
‘나는 감정 조절도 못하는 부모인가?’
아이의 식사가 간단한 음식으로 끝났다면
‘내가 너무 대충 키우고 있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육아는 하루의 성적표로 평가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아이와 매일 완벽하게 놀아주지 않아도 됩니다.
매일 완벽한 식사를 준비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이에게 한 번도 화를 내지 않는 부모가 되는 것도 현실적인 목표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하루하루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는 것이 아니라 긴 시간 동안 아이와 안정적인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오늘 조금 부족했다고 해서 그동안의 육아가 모두 잘못되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에게 모든 것을 맞춰주려고 하면 부모의 에너지가 먼저 소진된다
좋은 부모가 되려는 부모일수록 아이의 요구를 최대한 들어주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고, 아이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이가 원하는 것을 거절하기 어려워집니다.
“오늘은 늦었으니까 그만 놀자.”
라고 말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조금만 더 놀까?”
하며 시간을 늘려줍니다.
아이가 싫어하면 부모가 대신 해주고, 아이가 심심하다고 하면 바로 놀아줄 방법을 찾아줍니다.
아이의 기분이 나빠지면 부모가 해결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물론 아이의 감정을 존중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아이의 모든 불편함을 부모가 없애줘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는 성장하면서 기다리는 경험도 해야 하고,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경험도 해야 하며, 때로는 지루함이나 실망감도 경험해야 합니다.
부모가 모든 상황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려고 하면 부모 자신이 먼저 지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심심하다고 할 때마다 새로운 놀이를 준비하고, 아이가 원하는 음식을 매번 만들어주고, 아이가 하기 싫어하는 일을 부모가 대신 처리하다 보면 부모의 체력과 감정 에너지가 빠르게 소모됩니다.
결국 부모가 지치면 아이에게 더 쉽게 짜증을 내게 됩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화를 낸 뒤 다시 죄책감을 느낍니다.
‘나는 좋은 부모가 되려고 했는데 왜 또 화를 냈을까?’
이런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아이에게 잘해주는 것만큼 부모 자신의 에너지를 관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부모가 충분히 쉬어야 한다는 말은 사치가 아닙니다.
부모가 지치지 않아야 아이와의 관계에서도 더 안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려 하면 아이가 스스로 경험할 기회가 줄어든다
좋은 부모가 되고 싶은 마음은 때때로 ‘미리 해결해주는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아이에게 어려운 일이 생기면 바로 도와줍니다.
친구와 문제가 생기면 부모가 대신 이야기하고, 아이가 준비물을 챙기지 못하면 부모가 대신 챙겨줍니다.
아이가 숙제를 어려워하면 옆에서 계속 알려주고, 장난감 정리를 하기 싫어하면 결국 부모가 정리합니다.
물론 아이가 정말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부모가 도와주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모든 문제를 부모가 해결해주면 아이가 직접 문제를 해결해볼 기회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도 시행착오가 필요합니다.
조금 늦게 준비할 수도 있고,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스스로 찾아볼 수도 있고, 친구와 의견이 다를 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해볼 수도 있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 있습니다.
‘그냥 내가 해주는 게 빠른데.’
하지만 육아에서 항상 빠른 것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부모가 대신해주면 당장은 편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아이가 자신의 능력을 사용할 기회를 놓칠 수 있습니다.
좋은 부모는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와 부모가 도와줘야 하는 문제를 구분하는 사람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신발끈을 묶지 못한다고 해서 바로 묶어주는 대신
“어느 부분에서 잘 안 되는 것 같아?”
라고 물어볼 수 있습니다.
아이가 장난감을 찾지 못한다고 해서 바로 찾아주는 대신
“마지막으로 어디에서 봤는지 기억해볼까?”
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작은 기다림이 아이에게는 중요한 경험이 됩니다.
부모가 항상 감정을 통제해야 한다는 생각도 부담이 된다
육아 관련 정보를 접하다 보면 부모의 말 한마디가 아이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을 자주 보게 됩니다.
그래서 부모는 자신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를 지나치게 조심하게 됩니다.
‘화를 내면 안 돼.’
‘소리를 지르면 안 돼.’
‘아이의 감정을 부정하면 안 돼.’
‘무조건 차분하게 이야기해야 해.’
이런 기준을 계속 생각하다 보면 부모 자신이 감정을 느끼는 것조차 부담스러워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도 사람입니다.
피곤할 수 있고, 짜증이 날 수 있고, 때로는 화가 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화를 느끼지 않는 부모가 되는 것이 아니라 화가 난 뒤 어떻게 행동하고 관계를 회복하느냐입니다.
부모가 실수했을 때는 아이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아까 엄마가 너무 화가 나서 목소리를 크게 냈어. 미안해.”
이런 말은 부모의 권위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아이에게 중요한 관계 회복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잘못한 뒤에는 사과하고 다시 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아이가 직접 배우는 것입니다.
부모가 항상 완벽하게 감정을 조절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보다 실수한 뒤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한 교육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를 행복하게 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오히려 부모를 힘들게 한다
부모라면 누구나 아이가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여기서 또 하나의 함정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아이를 행복하게 해줘야 한다.’
이 생각이 지나치게 강해지는 것입니다.
아이가 심심해하면 무언가를 해줘야 할 것 같고, 아이가 지루해하면 새로운 활동을 찾아줘야 할 것 같습니다.
아이의 기분이 좋지 않으면 빨리 기분을 풀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이는 하루 종일 행복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른도 매일 기분이 좋을 수 없듯이 아이에게도 짜증나는 날, 지루한 날, 속상한 날,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이 있습니다.
그런 감정 역시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경험하는 것입니다.
부모가 아이의 모든 불편한 감정을 제거하려 하기보다
“속상했구나.”
“오늘은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가 보네.”
“괜찮아. 조금 있다가 이야기하고 싶으면 이야기해도 돼.”
라고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있습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항상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부모가 아니라 자신의 다양한 감정을 안전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곁을 지켜주는 부모일 수 있습니다.
‘좋은 부모’보다 ‘회복할 수 있는 부모’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육아에서 가장 현실적인 목표 중 하나는 완벽한 부모가 되는 것이 아니라 관계가 틀어졌을 때 다시 회복할 수 있는 부모가 되는 것입니다.
아이에게 소리를 질렀다면 사과할 수 있습니다.
아이와 충분히 놀아주지 못했다면 다음 날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아이의 말을 제대로 들어주지 못했다면
“아까 네가 이야기할 때 엄마가 제대로 못 들었어. 다시 이야기해줄래?”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험은 아이에게 매우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관계는 한 번의 실수로 끝나는 것이 아니며, 문제가 생기면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부모와 아이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매일 완벽하게 좋은 관계를 유지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떤 날은 웃음이 많고, 어떤 날은 갈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갈등이 생겼을 때 다시 연결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부모가 스스로에게
‘오늘 나는 좋은 부모였나?’
라고 묻는 대신
‘오늘 아이와 다시 연결할 수 있었나?’
라고 질문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부모가 내려놓아도 되는 것들
육아가 너무 힘들게 느껴질 때는 다음과 같은 기준을 조금 내려놓아도 괜찮습니다.
모든 식사를 완벽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
매일 특별하고 건강한 식사를 준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간단한 식사도 괜찮습니다.
아이와 매일 충분히 놀아줘야 한다는 생각
함께 있는 시간의 양만큼 중요한 것은 아이가 부모와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 경험입니다.
아이가 항상 행복해야 한다는 생각
아이에게도 지루함과 실망, 속상함을 경험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절대로 화를 내서는 안 된다는 생각
화를 느끼는 것과 감정을 폭발시키는 것은 다릅니다. 실수했다면 사과하고 다시 관계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다른 부모처럼 해야 한다는 생각
가족마다 생활환경과 경제적 상황, 아이의 기질, 부모의 체력이 모두 다릅니다. 다른 집의 육아 방식을 그대로 따라갈 필요는 없습니다.
육아가 너무 힘들 때 스스로에게 물어볼 체크리스트
☐ 나는 ‘좋은 부모라면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너무 많지는 않은가?
☐ 아이에게 해주는 것보다 부모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먼저 생각하고 있는가?
☐ 아이가 불편해할 때마다 내가 바로 해결해주고 있지는 않은가?
☐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대신해주고 있지는 않은가?
☐ 다른 부모와 나의 육아를 지나치게 비교하고 있지는 않은가?
☐ 아이가 항상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 하루의 작은 실수를 전체 육아의 실패처럼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 아이에게 사과하는 것을 부모의 권위가 떨어지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 나 자신에게도 충분한 휴식 시간을 주고 있는가?
☐ ‘완벽한 부모’가 아니라 ‘다시 회복하는 부모’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가?
좋은 부모가 되고 싶은 마음은 아이를 사랑하기 때문에 생깁니다.
하지만 그 마음이 지나치게 커지면 부모에게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항상 좋은 음식을 먹이고, 충분히 놀아주고, 감정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올바른 말만 하고,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고, 절대 화를 내지 않는 부모가 되려고 하면 육아는 끝없는 숙제가 됩니다.
그리고 부모가 지칠수록 아이에게 안정적으로 반응하기도 어려워집니다.
따라서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오히려 완벽해야 한다는 기준부터 조금 내려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는 부모가 아닙니다.
때로는 실수하고, 화를 내기도 하지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할 줄 아는 부모, 아이가 혼자 해볼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부모, 아이가 힘들 때 모든 문제를 대신 해결하기보다 곁에서 버팀목이 되어주는 부모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부모 자신이 너무 지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가 쉬는 시간도 필요하고, 혼자 있고 싶은 순간도 필요합니다.
아이에게 잠시 혼자 놀 시간을 주는 것도 괜찮고, 모든 요구에 즉시 반응하지 않는 것도 괜찮습니다.
좋은 부모가 된다는 것은 아이를 위해 자신을 모두 희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것입니다.
오늘 아이에게 조금 부족했다고 느껴진다면 너무 자책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늘 한 번 더 안아주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웃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하루일 수 있습니다.
육아에는 정답이 없고, 부모에게도 실수할 권리가 있습니다.
완벽한 부모가 되려고 애쓰기보다 아이와 함께 살아가며 계속 배우고, 실수하면 다시 관계를 회복하는 부모가 되는 것.
어쩌면 그것이 현실적으로 오래 지속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육아에 가까울 것입니다.